시민과 함께하는 통일인문학

시민과 함께하는 통일인문학

통일문화제

제5회 전국 통일콘텐츠 공모전 (제5회 통일인문학 공모전) 우수상 수상작(영화비평부문)

조회수 2483 link 복사

영화 JSA공동경비구역을 통해 보는 남북관계


건국대학교 기술경영학과
정도현



JSA공동경비구역

 남한군과 북한군이 대치하고 있는 공동경비구역, 이곳에 이는 북한초소 내에서 북한군 두 명이 남한군에게 사살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살아남은 북한군 오경필과 남한군 이수혁의 증언이 엇갈리는 가운데 사건규명을 위해 스위스인과 스웨덴인으로 구성된 중립국 감독 위원회가 파견되고 영화는 오경필과 이수혁 그리고 제 3세계 인물인 수사관 소피를 중심으로 사건의 중심에 다가간다. 
 남과 북이 대치하고있는 최극단 그리고 제 3세계 각각을 대표하는 인물들이 등장하는 만큼 한편으로 영화는 남북 분단 이후 갈라서게 된 한민족의 모습을 반영한다. 이러한 요소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남북 분단의 비극적 현실을, 한편으론 이러한 비극적 현실 속에서도 희망적일 수 있는 모습들을 살펴보며 이를 통해 앞으로 있을 통일이란 과제에 어떠한 자세를 취해야 하는가를 말하고자 한다.


분단된 현실

 영화의 제목이며 영화가 전개되는 주된 공간인 공동경비구역을 통해 우리는 남북 분단의 가장 표면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곳에선 종전이 아닌 휴전국가라는 현실을 반영하듯 영토상 명확히 나뉘어진 분단선이 존재하며, 이 선을 경계로 남북의 헌병들의 대치하고 서로의 위협에 대비해 초소병들 또한 항시 주둔하고 있다. 분단선은 남과 북이 접하는 가장 민감한 부분으로 작중 남성식이 이수혁에 이끌려 북한병 초소로 넘어가던 중 남북의 분단선 앞에 순간적으로 멈춘 것은 명확히 나눠진 경계가 남북에겐 보이지 않는 벽과 같이 인식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남북에 있어 이 벽을 넘어 설 수 있는 것은 특별한 용무로 인해 양구에 허가된 극소수의 인물뿐이며 이는 사실상 한민족인 남과 북이 각기 다른 세계로 존재함을 보여준다.
 영화에는 제 3세계 망명자를 아버지로 둔 수사책임관 소피가 등장한다. 비록 한국인의 피가 흐름에도 남북 어디에도 섞일 수 없는 소피는 남북 분단에 영향을 받은 또 다른 부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진실을 감춤으로써 평화가 유지되는 곳.

 영화는 단순히 남북이 분단된 표면적인 모습만을 보여주진 않는다. 여러 인물들의 행동과 사고를 보여주며 남북관계가 단순 물질적인 분단의 문제가 아닌 보다 심오한 층에서 분단의 벽을 두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중립국 감독 위원회에서 사건규명을 위해 파견된 소피는 남북의 비협조적인 태도로 인해 난항을 겪고 사건의 본질에 가까워질 무렵 그녀의 아버지가 인민군 이었다는 이유로 강제 귀국조치를 당하게 될 처지에 놓이게 된다. 
 진실을 감춤으로써 평화가 유지되는 곳. 작중인물 보타는 이와 같은 말을 한다. 이러한 기조 때문에 남북은 북한 병이 사살된 이번 사건에 대해 침묵을 원하며 또 그러함으로써 작은 불씨가 숲을 태우는 사태를 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도. 어떻게 보면 너무나 당연할 말처럼 들리기도 한다. 분쟁중인 두 국가 사이에서 벌어진, 큰 판도에서 보면 작은 눈덩이에 지나지 않는, 이 사건이 결코 작지 않은 규모로 불어날 수 있음을 생각하면. 사사로운 남북 분쟁은 서로의 입맛에 맞게 적당히 포장되어 안개 속으로 사라지는, 있던 것이 없던 것이 될 때 이전과 같이 서로의 체제유지에 힘쓰는 것 그것이 남북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일 터이다.
 누군가 죽고 죽이는 이러한 사건이 없던 일처럼 사라짐으로써 평화가 유지된다는 것. 우리의 뼈마디에 제레미 벤담의 문장들이 활개치고 있지 않는 한 옳지 않은 일이 당연한 수순처럼 진행되는 남북의 불편한 현실은 여기서 드러난다. 
 하나의 공동체 안에서 벌어지는 사사로운 해프닝들. 교내 급우들 간의 다툼, 축구 경기의 오심 논란, 살인 사건에 이르기 까지 논쟁이 격화되고 필요 이상의 충동이 일어나는 경우에 우리는 사건의 진상을 밝혀 진실을 규명하고자 하지 사건을 묻어 조용해지길 원하진 않는다. 
 허나 영화에선 이와는 다른 모순적인 모습들이 나타난다. 이것이 과연 한민족을 지향하는 한민족의 모습인가? 깊게 뿌리를 내린 서로에 대한 적의, 이데올로기는 진실이라는 미명아래 광적인 모습으로 남북을 휘감을 수 있으며 이에 대한 걱정은 우리가 한민족이라는 흐릿한 의식을 가지기 이전에 보다 구체적인 형태로 존재한다.
 

뿌리깊은 이데올로기

 분단이라는 이름으로 자리 잡은 남북의 기형적인 모습은 양 국이 가지고 있는 이데올로기로부터 비롯된다. 영화에선 이러한 이데올로기를 직, 간접적으로 표출하는 인물들이 등장하며 클라이막스인 북한 초소 내의 총격전은 이들이 지닌 근본적인 적의를 보다 명확하게 보여준다. 
 남북의 경계를 넘나들며 북한 초소의 오경필, 정우진과 적지 않은 시간을 보낸 이수혁, 남성식은 그들과 두터운 우정을 쌓아갔다. 하지만 잘못된 정보로 인한 남북의 간접적인 충돌로 이들은 더 이상의 만남은 위험함을 인지한다. 이수혁, 정우진은 마지막 만남을 다짐하며 북측초소로 향한다. 서로가 작별인사를 하고 이별의 시간이 가까워질 무렵, 이들의 모습은 또 다른 북측 병사에게 발각되고 이로 인해 벌어진 총격전으로 이들을 발견한 북측 병사, 정우진은 죽음에 이르고 만다. 여기서 남성식이 정우식에게 총을 난사하는 다소 의아한 장면이 나온다. 영화 초반 총알에 난사 당한 정우진의 시신으로 보아 계획적인 살인이라기 보단 감정적인 살인일 것 같다 라는 감식관의 언급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남성식은 이 사건이 있기 불과 몇 분 전 까지만 해도 정우진에게 생일 선물을 건네주며 챙겨주고 마지막 만남을 누구보다 안타까워했던 인물이다. 허나 이들의 모습이 북한 병사에게 발각되고 어떤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는 이상 쉽게 정리될 것 같지 않은 첨예한 대립상태에 이르자 이수혁에게 총을 겨누려고 한 정우진은 남성식에게 무자비하게 난사 당한다. 어째서 정우진을 아끼던 남성식이 마지막 순간엔 마치 어떤 분노에 사로잡힌 듯 총을 난사했는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남북관계로부터 수 십 년간 체화되어온 무언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작중 이수혁은 말한다. “형이고 뭐고 다 필요 업어! 결국 우린 적이야” 남성식 또한 이성이 무너져 내리는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본능적으로 이와 같은 것을 느꼈을 것이다. 그들이 훈훈한 우정을 나누며 함께 했던 시간은 그저 한여름 밤의 꿈이었음을. 하나가 될 수 없는 남북의 현실 속에서 그들의 만남은 결국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말이다. 총을 난사하는 순간 적지 않은 시간 우정을 나눠왔던 정우진은 본질적으로 그에게 ‘남한의 주적’ 그 이상의 무엇도 아니었을 것이다. 이들의 관계가 들통 난 이 시점 이들이 나눴던 우정은 진즉에 정리했어야 할 묵은 떼였을 뿐 그 어떠한 힘조차 발휘할 수 없었다. 
 이러한 남성식의 모습은 내면 깊숙이에 이데올로기를 간직한 남북한의 모습을 보여준다. 침착하고 정확하게 상황을 파악할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 극단의 순간 그들을 움직인 것은 서로가 그동안 나눈 우애가 아닌 오랜 시간 몸에 물든 이데올로기, 그에 따른 근본적인 적의 그 이상은 아니었다. 
 마치 고대국가의 낙인 형벌처럼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낙인을 찍고 결국엔 그것을 통해 서로를 판단하고 만다. 이러한 모습이 영화가 말해주는 남북 분단의 현주소가 아닌가 한다.
 

분단의 현실 속에서 우리는 상처받은 서로를 발견할 수 있다.

 영화에서도 이러한 갈등으로 인해 상처받은 이들이 존재한다. 사건이 밝혀짐을 두려워해 투신하는 남성식, 정우진을 죽음에 대한 떠넘길 수 없는 죄책감을 안고 있지만 자신을 그리고 서로를 지키기 위해 서로를 모른척하며 마음을 숨길 수밖에 없는 오경필과 이수혁. 이들에게 적지 않은 기간 쌓아온 우정은 결국 그들의 급소에 박힐 화살촉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이들은 단지 인간 대 인간으로써 인간적인 관계를 지향했을 뿐이다. 허나 남북의 현실은 녹록치 않았고 다행히 그들을 노린 화살촉은 급소를 빗겨갔으나 그들의 가슴엔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남는다. 이러한 상처는 영화 마지막 부분 정우진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으로 자살을 선택한 장면에서 더욱 쓰라리게 느껴진다.
 이것이 비단 영화 속의 비극만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린 시절부터 남과 북은 한민족이라는 말을 주변 어른에게서 선생님으로부터 적지 않게 들어왔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할까? 얼굴 한번 보지 못한 이들과 우리가 한민족 이라는 것 그러한 믿음은 그저 아무리 오랜 기간 쌓아올려도 결국 모래성에 지나지 않는 덧없는 존재와 같지 않을까? 적지 않은 시간동안 쌓아올린 각별한 우정을 지니고 있었음에도 남성식이 정우진을 무자비하게 쏴 죽이듯 한민족임에도 우리는 결국 서로를 한민족이라고 인식하지 못 할 것이라는 것. 이것이 분단이라는 현실아래 남북이 안고가야 할 가장 비극적인 상처가 아닌가 한다.


이데올로기로부터 자유로운 인물

 영화에선 앞서 언급했던 비극적인 현실 속 비극적인 인물들이 있는가 하면 한편으론 이어서 언급할 희망적인 인물들 또한 존재한다. 
 그들은 북한 병사 오경필과 수사관 소피인데, 오경필은 나약한 성격을 가지고 이데올로기적 행동을 보이는 남성식과는 상반되게 강인하며 영화 내에서 어떤 사상으로부터도 가장 자유로운 모습을 보인다. 제 3의 북한 병이 초소에 들이닥친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그는 최대한 상황을 중재하려 하며 또한 서로의 총알이 오가 자신과 오랜 시간 함께한 정우진이 죽고 그 자신조차 이수혁에게 죽을 고비를 넘긴 상황에서도 남석식과 이수혁을 보호하기 위해 사건을 조작하는 최선의 선택을 한다. 이러한 오경필의 냉정하고도 정확한 파단으로 사건은 난항을 겪고 금기시 되는 남북한의 우정이 표면으로 드러나는 최악의 상황을 막을 수 있었다.
 오경필의 행동이 한편으론 그 자신으로써도 최악의 상황을 모면해 개인의 안위를 지키고자 하는 행동으로 오해받을 수도 있다. 허나 영화 초반 정우식의 만류에도 이수혁이 밟은 지뢰를 선뜻 제거해주는 모습, 단지 이수혁이 데려왔다는 이유로 국경을 넘어온 남성식을 선뜻 반기는 모습, 결정적으로 사건을 수사하며 오경필과 이수혁이 서로를 지키기 위해 사건을 조작하고 있음을 알아내는 소피로부터 오경필은 그 누구보다 인간적인 인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때문일까? 영화 내 북한 병사인 그에게 북한 병사다운 모습은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사실상 적국의 병사에게 아군의 병사가 난사당한 상황에서도 그는 남성식과 이수혁을 보호하는 최선의 상황을 만들기 위해 간신히 목숨을 부지한 북한 병사를 사살하는 모습까지 보인다.
 남북 그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아 이데올로기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었던 수사관 소피의 경우에도 이러한 오경필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사실 관계를 바탕으로 냉정하게 사건을 수사해 가는 소피는 중립국으로부터 파견된 인물답게 남북 관계로부터 파생되는 어떠한 편견에도 사로 잡혀있지 않다. 또한 그녀는 오경필과 마찬가지로 매우 인간적인 면모를 보인다. 사건의 진상을 밝혀내 이를 공표해야 하는 수사관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었음에도 그녀는 남한군과 북한군이 서로를 지키고자 하는 애틋한 우정에 호의를 보내며 사건을 묻기로 한다.
 이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군으로써, 수사관으로써의 본분이 아닌 인간적인 관계에 있다. 또한 이들은 조금이라도 이데올로기적 모습을 보이는 여타 인물들과는 다르게 이로부터 가장 자유로우며 이 때문에 스스로 사리판단을 함에 있어 가장 명확하고 수긍할 만한 선택을 한다.


반세기 분단국가 속에서 우리가 지녀야 할 모습

 영화 속의 비극적인 현실, 상반되는 인간상 등을 보고난 뒤 언젠가는 이룩하게 될 통일 한반도의 모습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정치, 경제, 문화 등 거의 모든 부분에 있어 갈등을 겪으리라 예상되지만 점차 체제를 명확히 하고 서로 다른 것들을 통합하기 위한 노력들이 결과적으로 하나의 국가를 이룩하는데 이바지 하리란 생각이 든다.
 하지만 표면적으로 하나의 국가로 호명되며 인식되는 것이 궁극적으로 한민족의 모습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겉은 하나의 껍질로 묶여있을 지라도 그 내부는 물과 기름처럼 융화되지 못한 채 불완전한 하나의 국가. 그것은 결코 소화시킬 수 없는 인간과 인간사이의 문제로부터 파생된 것이며, 남북은 서로를 남남이 아닌 우리로써 받아들일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에 대해 필연적으로 직면할 것이다.
 통일 독일의 경우가 좋은 예가 될 듯하다. 하나의 체제로 통일된 서독과 동독은 표면적으로는 독일이라는 하나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통일 후의 모습은 어떠한가? 서독과 동독간의 임금 격차, 실업률 차이, 서독 인들에 비해 열등한 동독인들의 정치적 기반, 공산주의적 서향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통일 직후에 그들의 자리를 빼앗기는 모습 등. 서독 인들의 동독인들을 향한 몰이해와 편견은 각계 계층과 경제, 정치 등 사회적으로 수많은 차원에 영향을 끼쳤다. 통일 직후부터 지속된 이러한 문제들은 20년 이상이 지난 지금까지도 소화되지 못한 채 문제를 낳고 있다.
 오랜 기간 분단되었던 국가를 하나의 국가로 재합한다는 것. 이데올로기라는 개념이 과거와는 달리 희미해졌으며 보다 사회 전반에 다양한 경험을 접할 기회가 주어지고 사회가 다원화되어감에 따라 우리는 적어도 수 십 년 전과는 다르게 서로 다른 이념이라는 것에 본능적인 적대감을 나타내지 않는다. 또한 여러 사회 문화적인 문제에 있어서도 과거와는 달리 많이 유연한 상태에 이르렀기에 앞으로 남북관계가 야기할 문제를 다루기엔 조금 수월한 상태에 이른 듯하다.
 하지만 이러한 점을 고려하더라도 남북 간 너무나 상이한 가치, 정서, 문화차이로 서로가 결코 하나가 될 수 없음을 은연중에 인지하게 된다. 여러 통일 국가가 그러했듯 한반도도 그와 다른 예외가 될 가능성은 극히 적다.
 하지만 물과 기름의 관계처럼 이를 완전히 극복할 순 없어도 최소한 양자가 조화를 이루어 나가야 함은 분명하다. 조화라는 것이 반드시 서로와 서로의 성향이 비슷하기 때문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전혀 그럴 것 같지 않은 것 사이에서도 조화로운 모습은 나타난다. 남북관계에 조화로운 모습이란 서로를 이해해야 하며 이를 통해 다름이라는 타자성을 극복할 때 나타날 것이다.    
 영화 JSA공동경비구역에서는 이러한 조건을 갖추기 위해 적합한 모습을 갖춘 인물들이 등장한다. 오경필과 소피가 그러한 이들인데 그들을 앞서 희망적인 인물들이라고 지칭한 적이 있다. 
 그들은 인간적이다. 사람 사이의 감정에 베팅하는 인물들이며 그렇기에 상대를 이해하고 상대를 배려하는데 능숙하다. 특히 오경필의 경우 남북이라는 틀에 갇혀있으면서도 남북관계로부터 파생되는 갈등에 자유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어떻게 보면 남북이 지향해야 할 가장 적절한 인간상으로 보인다. 우리는 그와 같이 인간 대 인간의 만남이라는 것에 눈을 뜨고 있을 필요가 있다. 때론 따뜻하며 때론 무언가를 눈감아 줄 수도 있어야 한다. 다른 인간이 아닌 주위의 그 누구도 나와 같은 인간임을 가장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는 그는 작중 “나는 죽은 놈은 신경 안 씁니다.” 라고 말한다. 언젠가는 분단국가라는 지금의 모습은 통일 이전의 죽은 모습으로 여겨질 날이 올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때도 우리가 여전히 분단의 그림자에 머물러 있다면 오경필의 말과 그의 행동들을 떠올려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