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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문화콘텐츠를 아십니까 –09] 북한의 요리 프로그램 <사회문화상식 - 김밥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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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문화콘텐츠를 아십니까 09]

 

북한의 요리 프로그램 <사회문화상식 - 김밥만들기>


북한의 요리 방송과 요리사


북한에서도 먹거리와 관련한 방송은 인기 콘텐츠의 하나이다. ‘사회문화상식’, ‘TV민족료리경연’, ‘민족료리등의 이름으로 요리를 소개한다.

요리 프로그램은 보기에는 간단해 보이지만 꽤나 까다로운 콘텐츠의 하나이다. 식재료의 신선함을 앵글에 잘 담아야 하고, 조리 과정도 지루하지 않게 요리조리 다채롭게 꼼꼼히 담아 내야한다. 특히나 조명은 그늘지거나 어두움이 없어야 하고, 음식을 담는 그릇이며, 플레이팅도 세련되어야 빛이 난다.

북한의 요리 프로그램은 10여 분 정도의 시간에 요리 재료를 구하는 것부터 요리 과정과 비법, 맛보기를 보여준다. 요즘 나오는 료리상식방송을 보면 요리 재료를 준비하고 따라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우리의 요리 방송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예전부터 그런 것은 아니었다. 방송 장비가 첨단으로 바뀌고, 해외 방송을 경험하면서, 많이 세련되어졌다.





우리 요리 프로그램이 달라졌어요


김정은 체제 이후의 요리 프로그램은 방송 방식이나 스타일, 연출에서 이전과 많이 달라진 것을 확실히 느끼게 된다.

방송을 하는 장소도 달라졌다. 예전에는 주로 식당 주방을 이용하였다. 이름난 식당을 찾아가 주방에서 그 식당 요리사가 출연하여, 요리 재료를 소개하고, 요리하는 과정을 영상으로 보여주는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요즘 나오는 방송은 방송에 나가는 장소부터 달라졌다. 근사한 카페를 배경으로 진행한다. 위스키나 장식이 놓여있는 책장을 배경으로 깔끔한 분위기에서 재료를 구하는 방법부터 숨겨진 비법을 소개한다.

요리사들의 복장도 많이 달라졌다. 별도의 요리사복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평범해서 병원이나 실험실에서 입는 것 같은 흰 가운 같은 느낌이었다. 요즘 방송에 나오는 요리사는 단추도 두 줄로 달리고, 장식이 새겨진 두툼한 요리사복을 입는다. 머리에 쓰는 캡도 달라졌어요. 한눈에 보아도 재질도 고급지고, 높이도 높아진 캡을 쓴다. 한층 멋스럽고, 권위가 있어 보인다.

진행 방식도 달라졌다. 진행자는 그야말로 진행만 맡았다. 요리사 옆에서 요리 과정을 설명하는 것이 전부였다. 조리된 음식을 맛보지도 않았다. 북한의 요리 프로그램에서는 먹는 부분이 없었다. 요리를 잘 만들어서 보여주는 것으로 끝났다. 먹을 것이 부족해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 요리에 대한 인식 차이 때문이었다. 우리는 요리라고 하면서 먹는 것이고, 즐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요리사가 만든 음식을 이쁘게 잘 보여주는 것이 예절이라고 생각했었다.

요즘 먹방은 연출 방식도 진행자가 요리사를 따라서 같이 조리도 해본다. 익숙하지 않은 손길로 실수도 하고 하면서, 궁금한 것을 물어보기도 하고, 완성된 요리를 시식하는 등 예능감을 많이 살리고 있다. 시청자들은 방송에서 소개하는 음식을 직접 맛볼 수가 없어서 요리의 느낌을 살릴 수 없었는데, 남한 방송처럼 진행자가 직접 먹어보면서, 생생한 느낌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바뀐 것이다. 예전보다는 한층 자연스러워졌다.


 

식생활 정책을 그대로 방송에


요리 방송에서 가장 중요한 하나는 요리 재료이다. 북한의 요리 프로그램에는 북한 당국의 먹거리 정책을 확인할 수 있다. 남북은 바다와 산, 들이 있어서 다양한 식재료를 활용한 음식이 발달하였다. 여러 재료 중에서는 당에서 강조하는 식재료를 이용한 식자재가 많다. 감자를 많이 생산하면 감자와 관련한 요리가 나오고요. 토끼 기르기를 강조하면서는 토끼 관련 요리를 만들기 때문이다.

지역별로 전문점도 있다. 북한에서는 식재료에 따라서 전문식당이 있어서 전문식당을 찾아서 진행하기도 한다. 수산식당을 찾아가서 잉어국을 소개하거나 초밥전문식당을 찾아가서 초밥이나 김밥을 소개한다. 초밥식당은 일식당이다. 우리는 한식, 중식, 일식으로 구분한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한식보다는 민족요리식당이라고 한다. ‘일식이라는 표현이 없다. 일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있어서인지, 일본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대표요리인 초밥을 따서, 초밥집, 초밥식당이라고 한다. 중식이라는 표현보다는 짜장면집이라고 한다. 냉면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은 국수집이 일반적인 표현이다.

전문식당으로 이색적인 식당의 하나는 강냉이 전문식당이다. 북한에서 옥수수는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곡물이다. 많이 생산되는 옥수수를 이용한 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 생겨났다. 이런저런 상식을 소개하는 사회문화상식 <강냉이국수>편에서는 오탄 강냉이전문식당에서 만든 강냉이국수를 소개하기도 하였는데, 평양강냉이가공공장에서 생산한 강냉이 국수를 이용한 요리이다. 강냉이 국수를 찬물에 불린 다음 끓인 다음에 오이냉국에 말아서 먹거나 양배추, 버섯, 미역 줄기, 고구마잎 줄기, 풋고추로 만든 꾸미와 함께 먹는 요리이다.

요리 방송에서는 식재료와 관련한 상식과 정보가 나간다. 사회문화 상식으로 소개한 김밥 만들기에서는 검고 진한 보라색이 나는 김이 김밥을 만드는데 좋습니다는 해설 자막과 함께 김은 우리 나라 황해남도 옹진에서 많이 나오는데, 맛이 좋고 영양가가 높은 것으로 유명합니다는 자막이 나갔다. 요리 방송을 통해 수산물 가공품에 대한 소비 진작도 하는 것이다.






사회문화 상식 김밥만들기


한국에서는 요리 콘텐츠가 인기를 얻으면서, 먹방 유튜버나 유명한 쉐프들은 기획사에 소속되어 스타로 대접받는다. 북한에서도 요리사는 인기 직업이다. 요리방송이 인기를 얻으면서, 출연하는 요리사들도 유명세를 타기도 한다.

요리사가 되면 일단 기본적인 먹거리를 해결할 수 있다. 직업의 특성상 이런저런 맛있는 음식을 먹을 기회도 많다. 특히 여학생들이 선호하는 인기 직업이라고 한다. 북한에서는 요리가 되기 위해서는 중앙료리학원같은 요리학원을 나와야 한다. ‘중앙료리학원3년 과정의 유일한 요리 전문대학이다. 6개월에서 1년 혹은 2년 과정의 단기 직업전문학교도 있다. 중앙료리학원을 나오면 고급호텔이나 유명한 식당으로 배치될 수 있기 때문에 경쟁도 치열하다고 한다.

요리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방송원으로는 조선중앙방송위원회 기자 강일심이 유명하다. 김정은 체제 이후 방송 설비를 현대화하면서, 방송원들을 새로 뽑았다. 상식과 과학 프로그램을 주로 진행하는 강일심은 배우 출신의 김은정과 일기예보와 어린이 프로그램으로 알려진 리은미와 함께 북한 방송원의 떠오르는 스타 방송인으로 꼽힌다. 강일심은 기자로서 요리 프로그램을 진행도하고, 방송 기획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