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문화콘텐츠를 아십니까 –08]
제대로 배워서 풍년을 이루자 : <우렝이소동>
<우렝이 소동>은 평양연극영화대학 청소년영화창작단에서 제작한 교양물이다. 러닝타임은 16분이고, 주제는 새로운 친환경 유기 농법인 우렁이 농법이다. 우렁이 농법은 우렁이를 이용하여 잡초를 제거하고 친환경 농사를 짓는 것이다. 제대로 하려면 우렁이 특성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는 것이 주제이다.
□ 우렁이 농법을 하려면 우렁이 특성을 잘 알아야 한다.
협동농장에서는 당에서 새롭게 제시한 우렁이 농법을 받아들여 올해 농사도 풍년으로 안아오자고 결의하였다.
협동농장의 5분조장에서도 우렁이 유기농법을 잘 이용해서 풍년을 이루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농업기술원이 와서 5분조원들을 대상으로 우렁이 농법에 대한 학습이 예정되어 있었다. 그런데, 마침 창고를 짓는데 필요한 기와를 구하였다는 연락이 왔다. 분조원 옥분 아주머니의 동생이 구한 기와였다. 다른 사람이 가져가기 전에 ‘빨리 와서 실어 가라’고 하였다.
조장은 이 기회를 놓치면 또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 몰랐다. 바로 트랙터를 준비했다. 농장에서 키운 채소를 가득 싣고는 옥분 아주머니를 태우고, 기와공장으로 떠났다. 그런데 ‘아차!, 오늘은 오후에 ‘우렁이 농법 기술학습’이 예정되어 있었다.
옥분 아주머니는 걱정이 되었다. 지난 학습에도 빠졌었다. 걱정하는 옥분아주머니에게 분조장은 자신있게 말한다. “아주머니 별 걱정을 다하십니다. 내가 글쎄 우렁이를 모르겠습니까. 아, 기술학습 몇 번 빠졌다고 무슨 변이 나겠습니까. 내가 개별 학습을 하겠습니다.”
□ 우렁이 관리의 핵심 물온도
기술 학습에서는 우렁이를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물 온도가 중요하다는 교육이 있었다. 밤에는 물고를 잘 막아서 수온이 내려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농장원들은 기술 학습에서 배운대로 우렁이를 논에 풀었다. 농사에 큰 도움이 되었다. 우렁이가 있으면 김매기를 하지 않아도 되었다. 논에 들어간 우렁이들은 이리 저리로 잘 돌아다니면서 잡초며 해충들을 먹어 치웠다. 이맘때가 되면 김매기로 일손이 바빴는데, 한 시름 덜게 되었다.
밤이 되었다. 분조장은 우렁이들이 밤에도 잘 지내는지 궁금했다. 논으로 나가서 우렁이들을 살펴보았다. 아, 그런데 우렁이들이 꼼짝도 하지 않았다. 분조장은 우렁이들이 움직임이 없는 것을 보고는 산소가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신선한 공기가 잘 공급될 수 있도록 논 뚝을 열어 두었다.
□ 우렁이에게 생긴 문제
다음 날 조장이 조원들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작업 지시를 하였다. 옥분 아주머니에게는 우렁이들이 있는 논을 잘 살피라고 하였다.
그렇게 작업을 나누고 각자 일하러 나섰다. 논으로 가서 우렁이를 살펴보던 옥분 아주머니가 깜짝 놀랐다. 우렁이들이 꼼짝도 하지 않았다. 움직임이 없었다. 논에 있는 우렁이들은 한결같이 꼼짝도 하지 않았다.
옥분 아주머니는 우렁이들이 모두 죽었다고 생각했다. ‘우렁이들이 몽땅 죽은 것 같습니다. 죽은 것 같이 꼼짝 않은데, 어떻 하나요?’ 전화를 받은 분조장이 급하게 달려왔다. 논판에 있는 우렁이들은 옥분 아주머니 말처럼 꼼짝도 않는 것이었다. ‘분조장도 우렁이가 다 죽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분조장은 옥분 아주머니가 우렁이를 잘못 관리했다면서, ‘단단히 책을 지라, 단단히 변상하라’고 다그쳤다. 옥분 아주머니는 ‘어쩔 수 있나요. 책임 지겠습니다’면서, 우렁이들을 바구니에 담았다. ‘이왕 죽은 거 돼지에게나 먹이고, 변상하겠다’고 하였다. 분조장은 분조당대로 마음이 급했다. 김매기를 우렁이들이 해야 하는데, 우렁이들이 모두 죽었으니 당장 김매기가 급했다. 지붕 수리며, 딸기밭 넓히기에 나섰던 농장원들을 모두 불러서 김매기를 서둘렀다.
□ 진짜 문제는 배우려고 하지 않는 태도
한편 우렁이들이 모두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기술지도원이 달려왔다. 기술원은 우렁이가 죽은 것이 아니고, 동면 상태에 들어갔다고 하였다. 기술학습 시간에 기술지도원이 우렁이는 기온에 민감해서 아침, 저녁으로 기온 차이가 큰 경우에는 수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알려주었다. 요즘 같이 낮과 밤에 기온 차이가 클 때는 밤에 수온이 내려가지 않도록 논물을 막아야 한다고 알려주었는데, 학습에 빠지면서, 제대로 배우지 않아서 생긴 일이었다.
기술지도원과 옥분아주머니가 다시 터 놓았던 물꼬를 막았다. 물꼬를 막고, 낮이 되면서 기온이 따뜻해졌다. 수온도 올라가기 시작하였다. 수온이 올라가면서 꼼짝도 하지 않고 웅크리고 있었던 우렁이들도 조금씩 움틀 거리더니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조장도 우렁이 농법을 제대로 알지 못해서 일어난 소동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조장은 말로만 ‘과학 농법이요, 선진농법이요’ 하면서, 과학기술을 실효성 있게 배우지 않다 보니 소동을 일으켰다고 반성한다. 반장은 올바른 우렁이 유기농법으로 풍년을 이루겠다고 다짐하고는 열심히 농사를 지어서 풍년을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