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문화콘텐츠를 아십니까 –02]

 

‘풀과 고기를 바꾸’는 북한 축산의 현주소 :

과학영화 <함북양>

 

 

■ 북한 축산의 절대 명제 ‘풀과 고기를 바꾸자’

 

먹거리 문제는 북한 경제는 물론 북한 체제를 지탱하는 마지노선이자 인민생활 향상과 직결되는 중대 사업이다. 먹거리 문제 중에서 단백질 공급 문제는 쌀과 함께 고난의 행군 이후 집중하고 있는 분야이다.

작물 재배에서 파종 시기에 딱 맞추어 작물을 재배하는 ‘적기적작(適期適作)’, 땅의 조건에 맞는 작물을 재배하는 ‘적지적작(適地適作)’이 기본 원칙이라면 축산에서의 지상과제는 ‘풀과 고기’를 바꾸는 것이다.

‘풀과 고기를 바꾸자’는 것은 풀먹이 짐승을 많이 길러서 식량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다. ‘고난의 행군’이 절정에 올랐던 199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된 축산 정책이다.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기에 북한 사회에서 식량이 전반적으로 부족하자, 곡물사료 소비가 큰 소와 돼지, 염소의 사육이 급감하였고, 대안으로 풀먹이 짐승의 사육을 장려하였다. “풀을 먹는 집짐승을 기본으로 축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원칙에서 강조되는 가축은 토끼와 염소이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풀과 고기를 바꾸라는 것’은 노동당의 일관된 원칙이라고 하면서, 정책의 출발을 1950년대 김일성 주석이 ‘인민들에게 더 많은 고기를 공급하라’는 지도에 따라 ‘풀먹는 집짐승을 많이 기르도록 하였다’는 것에서 기원을 찾는다. 김일성이 라선을 찾아서 ‘먹이 원천이 풍부한 이곳에서 풀과 고기를 바꿀 데 대하여’를 강조하였다는 것이다.

과학영화 <함북양>과 <파울염소>, <애국풀> 등은 북한 축산업의 현장을 보여주는 과학영화이다.

 

■ 신품종 개량 양(羊) 함북양

<함북양>은 조선기록과학영화촬영소에서 2012년에 제작한 11분 길이의 과학영화이다. ‘양은 풀만 가지고도 얼마든지 기를 수 있는 수익성이 높은 집짐승입니다’는 김일성의 어록을 시작으로 농업과학원 축산학연구소 과학자와 화대양목장 기술자들이 개발한 신품종인 ‘함북양’을 소개한다.

과학영화 <함북양>에 의하면 ‘함북양’은 털양을 교배하여 개발한 품종으로 몸집이 크고 털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털양을 교배한 품종으로 피부 1㎠당 4,480개의 털을 가지고 있다. 털의 굵기는 24.43㎛로 매우 가늘며, 길이는 8.26㎝로 길고, 곱슬도 5.8개로 다른 양과 비교하여 털 생산량이 120%나 높다고 한다. 털의 질이 좋아서 함북양의 털로 만든 이불과 담요는 가볍고 보온성도 우수하다는 것이다.

함북양은 암수 모두 뿔이 없고, 털이 복슬하니 많아서 보기에도 좋다. 수컷은 130∼135Kg까지 암컷은 80∼85Kg까지 자라 다른 양과 비교할 때 고기 생산량이 110∼115%로 높으며, 단백질과 지방을 비롯한 여러 영양 성분이 풍부하고 소화가 잘되며 원기를 돋구는 데도 좋다는 것이다.

함북양을 기를 때 유의할 점도 있다. 함북양은 낮게 자라는 신선한 풀을 좋아하기 때문에 함북 양을 기를 때는 ‘인공풀판’을 조성하여 ‘자연풀판’과 함께 운영하여 풀의 신선도를 잘 유지해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특성으로 순환신 놓아먹이기를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건강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리를 항상 깨끗하게 유지하면서 정기적으로 소독하는 것을 비롯한 방역대책을 잘 세워야 한다.

북한은 2011년에 구제역으로 인한 피해를 받은 적이 있다. 구제역은 평안도, 황해도 자강도, 강원도 등으로 퍼지면서, 협동농장을 비롯하여 젖소목장과 돼지목장 등에서 큰 해를 입었다. 과학영화 <함북양>은 가축에 대한 위생관리를 위한 홍보를 위해 위생관리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 고기 생산의 우량 품종 ‘파울염소’

<파울염소>는 조선기록과학영화촬영소에서 2016년에 제작한 과학영화이다. 축산에서 우월한 품종이 파울염소를 적극 길러 축산에서 이익을 보자는 내용이다. “우리는 파울염소를 비롯한 집짐승을 대대적으로 길러 고기를 많이 생산하여야 합니다”는 김정은위원장의 지도를 타이틀로 하면서, 생활에 도움이 되는 풀먹이 짐승인 ‘파울염소’를 소개한다.

파울염소는 ‘파이얼염소’, ‘보에르염소’라고도 불리는 염소의 한 품종으로 고기 생산을 목적으로 한 염소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품종이다. 남아프리카가 원산지로 뉴질랜드와 오스트레일리아를 비롯하여 독일, 캐나다 등지에 분포되어 있다.

파울염소는 고기 생산을 목적으로 특화된 염소로 성장발육 속도가 빨라 고기 생산성이 높다. 태어날 때 몸무게는 파울염소 암컷이 3.4Kg 정도 이고, 수컷은 4.1Kg 정도 인데, 태어난 지 365이면 암컷이 363Kg, 수컷이 74Kg까지 자란다. 영양 조건이 좋은 상황에서는 하루에 200g 정도 체증이 늘어난다.

파울염소는 단백질 함량이 16.6%로 소의 17.8%, 돼지 15.9%, 양 15.2%보다 높고, 지방은 18.1%로 돼지 30.8%는 물론 양 27.4%, 소 10.3%보다 낮은 18.1%이다. 이 외에도 광물질 함유량이 1.1로 소나 돼지, 양보다 높아 식용으로 적합하다. 콜레스테롤 함량은 일반 염소가 1Kg당 117mg인데 비해 파울염소는 1Kg당 70mg으로 적어 건강식으로 훌륭하다.

또한 번식력이 매우 높아 8개월이 지나면 번식할 수 있다. 일반 염소들은 번식기가 봄, 가을로 일 년에 두 번인데, 파울염소는 연중 번식이 가능하다. 높은 번식력을 이용하여 재래종 염소들과 쌍을 붙여서 고기용으로 개량하는데도 적절한 품종이다. 먹이량은 일반 염소에 비해 1.3∼1.5배이지만 거친 풀도 잘 먹기 때문에 거친 먹이를 더 많이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파울염소의 가죽은 튼튼하고 질겨서 고기용 말고도 장갑이나 구두, 장화를 비롯한 여러 가죽제품을 만드는데도 널리 사용하고 있다. 파울염소는 여러모로 쓰임이 많은 우량품종이라는 것이다.

■ 과학영화 <파울염소>